고문진보 전집/11권 行類

11-5<琵琶行 비파를 노래하다> 白居易

잉여인생 공부라도 하라지? 2017. 8. 9. 15:46

<琵琶行 비파를 노래하다> 白居易

按白樂天自序云 元和十年予左遷九江郡司馬하다 明年秋送客湓浦口할새 聞舟船中夜彈琵琶者하니 聽其音하니 錚錚然有京都聲이라 問其人하니 本長安娼女嘗學琵琶於穆曹二善才러니 年長色衰委身爲賈人婦遂命酒하여 使快彈數曲하다 曲罷憫然自敍少小時歡樂事今漂淪憔悴하여 轉徙於江湖間이라 予出官二年恬然自安이러니 感斯人言하여 是夕始覺有遷謫意因爲長句歌하여 以贈之하니 凡六百二十二言이라 命曰琵琶行이라하다 其抑揚頓挫流離沈鬱之態雖千載之下라도 宛然琵琶哀怨之聲也

살펴보건데 백락천의 자서에 이르기를 원화 10년에 내가 구강군사마로 좌천 되었다. 다음해 가을에 객을 분포 어귀에서 전송할 때 한밤중에 배 안에서 비파 타는 것을 들으니 그 소리를 들어보니 쟁쟁하여 경도의 소리였다. 연주한 사람을 물으니 본래 장안의 기녀로 일찍이 목씨와 조씨 두 악공에게 비파를 배웠는데 나이가 들고 미색이 쇠함에 몸을 맡겨 장사꾼의 처가 되었다고 하였다. 마침내 술을 마시게하여 몇 곡을 더 연주하게 하였다. 곡이 마침에 서글퍼하며 젊었을적에 기뻐하고 즐거웠던 일과 지금 표류하여 초췌해서 강호 사이를 전전함을 스스로 서술하였다. 내가 외관으로 나온지 이년에 염연히(편안, 안일) 스스로 편안하였는데 이 사람의 말에 감동되어 이 저녁에 비로소 내가 귀양 와 있구나 하는 마음을 느꼈다. 인하여 장구의 노래를 만들어 주니 모두 622자이다. 이름하기를 비파행이라 했다.”하였다.

그 억양과 돈좌함과 유리하고 침울한 태도가 비록 천년 뒤라도 완연히 비파의 슬프고 원망하는 소리일 것이다.

 

潯陽江頭夜送客 심양강 머리에서 밤에 객을 전송하니

 

楓葉荻花秋瑟瑟 단풍잎과 갈대 꽃에 가을바람이 소슬하네

 

主人下馬客在船 주인은 말에서 내려 배웅하고 객은 배타고 떠나려하니

 

擧酒欲飮無管絃 술을 들어 마시고자 하나 관현의 소리가 없네

 

醉不成歡慘將別 취해도 기쁨을 이루지 못하고 슬피 이별하려하니

 

別時茫茫江浸月 이별할 때 아득한 강에는 달이 잠겨있네

 

忽聞水上琵琶聲 홀연 물 위에서 비파소리 들려오니

 

主人忘歸客不發 주인은 돌아가기를 잊고 객은 갈 수가 없네

 

尋聲暗問彈者誰 소리를 찾아서 연주한자가 누구인지 가만히 물으니

琵琶聲停欲語遲 비파 소리가 그치고 말하고자 한데 머뭇 거리네

 

移船相近邀相見 배 옮겨 가까이 가서 서로 보자고 요청하고

 

添酒回燈重開宴 술을 더하고 등불을 되 밝히고 다시 잔치를 열었네

 

千呼萬喚始出來 천번만번 부르니 비로소 나오니

 

猶抱琵琶琵琶 아직도 비파를 안고 얼굴을 반쯤 가리고있네

 

轉軸撥絃三兩聲 굴대를 돌리고 두세 소리를 퉁겨보니

 

未成曲調先有情 곡조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먼저 분위기가 있었네

釋名琵琶本胡中馬上所鼓也推手前曰琵引手却曰琶

석명에 비파는 본래 오랑캐들이 말위에서 두드리는 것이니 손을 밀어서 앞으로 가는 것을 비라하고 손을 되 당기는 것을 파라한다.

 

絃絃掩抑聲聲思 한줄한줄 눌러 연주함에 소리소리마다 생각에 사무치네

 

似訴平生不得志 평소 뜻을 얻지 못함을 하소연하는 듯

 

低眉信手續續彈 얼굴을 숙이고 손 가는대로 속속 연주하니

 

說盡心中無限事 마음 속의 무한한 사연을 다 말하는듯하네

 

輕攏慢撚撥復挑 가볍게 누르고 천천히 비비고 퉁기고 다시 뜯으니

 

初爲霓裳後六么 처음엔 예상무의곡이고 뒤엔 육요곡을 연주했네

樂譜琵琶曲有轉圜六么獲索梁州하니 皆曲名也

악보비파곡에 전환, 육요, 획색, 양주가 있으니 모두 곡명이다.

 

大絃嘈嘈如急雨 굵은줄은 퉁퉁 소나기 내리는 듯 하고

 

小絃切切如私語 작은 줄은 쟁쟁 속사귀는말 같네

 

嘈嘈切切錯雜彈 퉁퉁쟁쟁하는 소리가 뒤섞여 연주하니

 

大珠小珠落玉盤 큰구슬과 작은 구슬이 옥쟁반에 떨어지는 듯하네

 

間關鶯語花底滑 재잘거리는 꾀꼬리소리가 꽃 아래에서 매끄러운 듯 하고

 

幽咽泉流冰下灘 깊이 오열하는 샘물이 얼음 밑에서 여울소리 내는 듯 하네

 

冰泉冷澁絃凝絶 얼음 밑의 샘이 싸늘히 얼어붙듯 줄소리가 엉겨 끊어지니

 

凝絶不通聲暫歇 엉겨 끊어져 통하지 않음에 소리가 잠시 그쳤네

 

別有幽愁暗恨生 특별하게 깊은 시름과 남모를 한이 생겨나니

 

此時無聲勝有聲 이때엔 소리가 안남이 소리 날때보다 더 낫네

 

銀甁乍破水漿迸 은병이 갑자기 깨져서 음료가 터져 흐르는 듯 하고

 

鐵騎突出刀鎗鳴 철기병이 갑자기 나와 칼과 창이 울리는듯하네

 

曲終抽撥當心畫 곡이 끝나자 발목을 뽑아서 가운데 대고 그으니

 

四絃一聲如裂帛 네 개의 줄이 일제히 소리내서 비단 찢는 듯 하네

 

東船西舫悄無言 동쪽 배와 서쪽 배가 초연히 말이 없으니

唯見江心秋月白 오직 강 속에 가을 달 밝은 것만 바라보네

 

沈吟收撥揷絃中 생각에 잠겨 발목을 거두어 줄들 가운데에 꽂으니

 

整頓衣裳起斂容 의상을 정돈하고 일어나 용모를 단정히 하네

 

自言本是京城女 스스로 말하기를 본래 경성의 사람이니

<여기부터 商婦曰>

 

家在蝦蟆陵下住 집이 하마릉 아래에 있어 그곳에 살았는데

 

十三學得琵琶成 13세에 비파를 배워서 이루니

 

名屬敎坊第一部 이름을 교방의 제일부에 소속시켰습니다

開元二年置左右敎坊하여 以敎器樂하니라

개원2년에 좌우교방을 두어서 기악을 가르쳤다.

 

曲罷常敎善才곡이 끝나면 항상 악공들로 하여금 탄복하게 하였고

 

妝成每被秋娘화장을 하면 매양 미인들에게 질투 받았네

 

五陵年少爭纏頭 오릉땅 소년들이 다투어 전두(봉사료)를 주니

漢高帝長陵, 惠帝安陵, 景帝陽陵, 武帝茂陵, 昭帝平陵으로 皆在京兆하니 多徙豪富居之하니라

한고제장릉, 혜제안릉, 경제양릉, 무제무릉, 소제평릉으로 모두 경조에 있으니 호부들이 많이들 옮겨 살았다.

 

一曲紅綃不知數 한 곡조에 붉은 비단이 부지기수였네

 

鈿頭銀篦擊節碎 테두리에 자개 박은 은빗은 박자 맞추다가 다 부수었고

 

血色羅裙翻酒汚 핏빛의 비단치마는 술 쏟아서 더러워졌네

 

今年歡笑復明年 올해 기쁘게 웃고 다음해에도 다시 그러하고

 

秋月春風等閑度 가을달과 봄바람을 아무 생각 없이 보냈습니다.

 

弟走從軍阿姨死 심부름꾼 동생들은 달려가 종군하고 이모도 죽었으니

 

暮去朝來顔色故 저녁 가고 아침 오니 미모가 변하였네

 

門前冷落鞍馬稀 문 앞이 쓸쓸하여 말 탄 손님 드무니

 

老大嫁作商人婦 나이들어 시집가서 장사꾼의 부인이 되었네

 

商人重利輕別離 장사꾼은 이익을 중시하고 이별을 가볍게 여기니

 

前月浮梁買茶去 저번달에 부량현에 차를 사러 갔다네

 

去來江口守空船 강어귀에서 왔다 갔다 빈 배만 지키니

 

遶船明月江水寒 배 둘러싼 밝은 달빛이 강물 속에 싸늘하네

 

夜深忽夢少年事 깊은 밤에 홀연 젊었을적 일을 꿈꾸니

 

夢啼粧淚紅闌干 꿈 속에서 울어서 화장한 얼굴에 눈물이 붉게 줄줄 흐르네

已上係商人婦之所訴也

이상은 장사꾼의 부인이 하소연한것과 관계있다.

 

我聞琵琶已歎息 내가 비파연주를 듣고는 이미 탄식하고

已下乃司馬答商婦

이하는 곧 사마 백거이가 장사꾼의 부인에게 답한 것이다.

 

又聞此語重喞喞 또 이 말을 듣고 거듭 탄식하였네

 

同是天涯淪落人 똑같이 하늘 끝에 흘러 떨어진 사람이네

 

相逢何必曾相識 서로 만나기를 어찌 꼭 아는 사람끼리만 하겠는가

 

我從去年辭帝京 내가 작년 서울에서 사직한 이후로

 

謫居臥病潯陽城 심양성에서 좌천되어 병들어 누워 있었네

 

潯陽地僻無音樂 심양땅이 궁벽하여 음악이 없으니

 

終歲不聞絲竹聲 일년 내내 관현악기의 소리를 듣지 못 하였네

 

住近湓江地低濕 사는 곳이 분강과 가까워 지대가 낮고 습하니

 

黃蘆苦竹遶宅生 누런 갈대와 참 대나무가 집을 빙돌아 자라났네

 

其間旦暮聞何物 그 사이 아침 저녁으로 무슨 소리를 들었는가

 

杜鵑啼血猿哀鳴 두견새 피토하며 울고 원숭이 슬피 우는 소리라네

 

豈無山歌與村笛 어찌 산노래와 마을 피리소리가 없겠는가마는

 

嘔啞啁哳難爲聽 유치하고 시끄러워서 들어주기 어렵네

 

今夜聞君琵琶語 오늘밤 그대의 비파소리를 들으니

 

如聽仙樂耳暫明 신선의 음악을 듣는 듯 하여 귀가 잠시 밝아졌네

 

莫辭更坐彈一曲 사양 말고 다시 앉아 한곡조 연주하라

 

爲君翻作琵琶行 그대를 위하여 옮겨서 비파행을 지으리라

<여기까지 백거이>

 

感我此言良久立 나의 이 말에 감동하여 한참을 서 있다가

 

却坐促絃絃轉急 다시 앉아 현을 재촉하니 현이 더욱 빨라지네

 

凄凄不似向前聲 슬프기가 지난번 소리와 같지 않아서

 

滿坐聞之皆掩泣 자리 가득 앉은 사람들이 듣고 모두 얼굴 가리고 우네

 

就中泣下誰最多 눈물 흘리는 그 가운데 누가 가장 많이 했는가

 

江州司馬靑衫濕 강주사마 백거이의 푸른 적삼이 젖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