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자료

모영전(毛穎傳)-한유(韓愈)

잉여인생 공부라도 하라지? 2014. 10. 1. 19:23

毛穎者中山人也(모영자중산인야) : 모영은 중산 사람이었다.

其先明眎(기선명시) : 그의 조상은 명시란 토끼였는데,

佐禹治東方土(좌우치동방토) : 우임금을 도아 동쪽 땅을 다스리고

養萬物有功(양만물유공) : 만물을 양육하는데 공을 세워

因封於卯地(인봉어묘지) : 묘 땅을 봉해 받았고,

死爲十二神(사위십이신) : 죽어서는 십이신의 하난가 되었다.

嘗曰(상왈) : 일찍이 말하기를,

吾子孫神明之(오자손신명지후) : “내 자손들은 신명의 후예이어서

可與物同(불가여물동) : 다른 동물과 같아서는 안 될 것이니,

當吐而生(당토이생) : 마땅히 자식을 입으로 토하여 낳을 것이다.” 하였다.

已而果然(이이과연) : 그 뒤로 과연 그렇게 되었다.

 

明眎八世孫?(명시팔세손누) : 명시의 팔대 손자가 누이다.

世傳當殷時(세전당은시) : 세상에 전해지는 말로는 은나라 때에

居中山(거중산) : 중산에 살다가

得神仙之術(득신선지술) : 신선술을 터득하여

能匿光使物(능익광사물) : 빛을 숨기고 물건을 부릴줄 알게 되어,

竊姮娥騎蟾蜍(절항아기섬서) : 항아를 훔쳐가지고 두거비를 타고

入月(입월) : 달로 들어가서,

其後代(기후대) : 그의 후손들은

遂隱不仕云(수은불사운) : 끝내 거기에 숨어 살며 벼슬하지 않게 되었다 한다.

居東郭者曰㕙(거동곽자왈준) : 동곽에 사는 자로 준이란 그이 후손이 있었다.

狡而善走(교이선주) : 날래고 뜀박질을 잘하여

與韓盧爭能(여한노쟁능) : 한로라는 개와 능력을 겨루었는데,

盧不及(노불급) : 한로가 준을 따르지 못하였다.

盧怒(노노) : 한로는 화가 나서

與宋鵲(여송작) : 송작이란 개와 모의하여

謀而殺之(모이살지) : 준을 죽이고,

醢其家(해기가) : 그 집안 사람도 모두 즉여 소금에 절였다 한다.

 

秦始皇時(진시황시) : 진시황 때에

蒙將軍恬(몽장군념) : 몽념 장군이

南伐楚(남벌초) : 남쪽 초나라를 정벌하다가

次中山(차중산) : 중산에 묵에 되었는데,

將大獵以懼楚(장대렵이구초) : 크게 사냥을 함으로써 초나라가 두려워하도록 만들려 하였다.

召左右庶長與軍尉(소좌우서장여군위) : 먼저 좌우의 부대장들과 장교들을 불러놓고

以連山筮之(이연산서지) : 연산이란 점책으로 점을 쳤는데

得天與人文之兆(득천여인문지조) : 하늘과 인문을 뜻하는 점괘가 나왔다.

筮者賀曰(서자하왈) : 점장이가 축하하기를,

今日之獲(금일지획) : “오늘 잡으실 짐승은

不角不牙(불각불아) : 뿔도 없고 이빨도 없는

衣褐之徒(의갈지도) : 털베옷을 입은 물건입니다.

缺口而長鬚(결구이장수) : 입은 언챙이고 긴 수염이 났으며,

八竅而趺居(팔규이부거) : 몸에는 여덟 구멍이 있고 도사리고 앉은게 보통입니다.

獨取其髦(독취기모) : 오직 그 놈 털을 취하여

簡牘是資(간독시자) : 그것을 종이와 함께 쓰면

天下其同書(천하기동서) : 천하의 자체가 통일될 것이니

秦其遂兼諸侯乎(진기수겸제후호) : 진나라는 마침내 제후들을 합병시키게 될 것입니다.”하였다

遂獵(수렵) : 마침내 사냥을 하였는데,

圍毛氏之族(위모씨지족) : 털 짐승 무리들을 포위한 다음

拔其豪(발기호) : 그 중의 긴 털을 골라잡아

載穎而歸(재영이귀) : 모영도 함께 수레에 싣고 돌아와

獻俘于章臺宮(헌부우장대궁) : 장대궁에서 임금에게 포로로서 바쳐졌고,

聚其族而加束縛焉(취기족이가속박언) : 그의 족속들도 모아서 그와 함께 묶었었다.

 

秦皇帝使恬(진황제사념) : 진나라 황제는 몽념으로 하여금

賜之湯沐而封諸管城(사지탕목이봉제관성) : 그에게 목욕을 시키도록 한 다음 관서에 그를 봉하고는

號曰管城子(호왈관성자) : 관성자라 부르게 하였는데,

日見親寵任事(일견친총임사) : 날로 황제의 총애가 두터워져 큰 일들을 맡아 처리하게 되었다.

穎爲人强記而便敏(영위인강기이변민) : 모영의 사람됨은 기억력이 좋고 약삭 빨라서,

自結繩之代(자결승지대) : 태고 시대로부터

以及秦事(이급진사) : 진나라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을

無不纂錄(무불찬록) : 모두 글로 적었고,

陰陽卜筮占相醫方族氏山經地(음양복서점상의방족씨산경지) : 음양과 복서와 점치고 관상보는 것과 의약과 씨족과 산림과 지리와

志字書圖畵九流百家天人之書(지자서도화구류백가천인지서) : 자서와 회화와 제자백가와 천인에 관한 글들로부터

及至浮圖老子外國之說(급지부도노자외국지설) : 붓다와 노자와 외국의 학설 등도

皆所詳悉(개소상실) : 모두 자세히 기록하였다.

又通於當代之務(우통어당대지무) : 또 그 시대의 업무에도 통달하여

官府簿書市井貨錢注記(관부부서시정화전주기) : 공문과 장부와 사회의 문서와 돈 거래 기록과 여러 가지 기록들을

惟上所使(유상소사) : 오직 황제가 시키는대로 적으니,

自秦皇帝及太子扶蘇胡(자진황제급태자부소호해) : 진시황제와 태자인 부소와 호해와

丞相斯中車府令高(승상사중차부령고) : 승상 이사와 중거부령 조고로부터

下及國人(하급국인) : 아래로는 나라 사람들에 이르기가지

無不愛重(무불애중) : 그를 사랑하고 중히 여기지 않는 이가 없게 되었다.

又善隨人意(우선수인의) : 또 사람들의 뜻을 따라 잘 따라서,

正直邪曲功拙(정직사곡공졸) : 르고 곧고 삐뚤어지고 굽고 교묘하고 졸렬한 것을

一隨其人(일수기인) : 바모두 그를 부리는 사람대로 따랐다.

雖見廢棄(수견폐기) : 비록 버려진다 하더라도

終黙不洩(종묵불설) : 끝내 입을 다물고 아는 일을 누설치 않았고,

惟不喜武士(유불희무사) : 오직 무인들은 좋아하지 않았으나

然見請(연견청) : 요청이 있으면

亦時往(역시왕) : 역시 곧 갔다.

累拜中書令(누배중서령) : 벼슬은 중서령에 올라

與上益狎(여상익압) : 황제와 더욱 허물없이 지내게 되었고,

上嘗呼爲中書君(상상호위중서군) : 황제가 일찍이 그를 중서군이라 불렀다.

上親決事(상친결사) : 황제가 친히 어떤 일을 결정할 때에는

以衡石自程(이형석자정) : 무게와 양까지도 스스로 헤아려 결정했으므로,

雖宮人(수궁인) : 비록 궁인이라하더라도

不得立左右(부득립좌우) : 황제의 좌우에 서있을 수가 없었으나,

獨穎與執燭者常侍(독영여집촉자상시) : 오직 모형과 촛불을 든 사람만은 언제나 시종하여,

上休方罷(상휴방파) : 황제가 쉴 적에야 그들도 비로소 쉴 수가 있었다.

 

穎與絳人陳玄(영여강인진현) : 모영은 강주 사람 진현과

弘農陶泓(홍농도홍) : 홍농 사람 도홍과

及會稽楮先生(급회계저선생) : 회계 사람 저선생과

友善(우선) : 친하게 벗하며

相推致(상추치) : 서로 밀어주고 이끌러주고 하며,

其出處必偕(기출처필해) : 그들이 외출할 적에는 반드시 함께 하였다.

上召穎(상소영) : 황제가 모영을 부르면

三人者不待詔(삼인자부대조) : 이들 세 명은 조명을 기다리지 않고

輒俱往(첩구왕) : 언제나 함께 갔으나,

上未嘗怪焉(상미상괴언) : 황제도 이상하게 여긴 적이 없었다.

 

後因進見(후인진견) : 뒤에 그가 황제를 뵈었을 때,

上將有任使(상장유임사) : 황제께서 그를 부르실 일이 있어서

拂拭之(불식지) : 그를 뽑아 쓰려하자,

因免冠謝(인면관사) : 관을 벗고 사양을 하였다.

上見其髮禿(상견기발독) : 황제가 보니 그이 머리가 다 벗겨졌고

又所摹畵(우소모화) : 또 그가 그리는 것이

不能稱上意(불능칭상의) : 황제의 뜻에 들어맞지 않았었다.

上嘻笑曰(상희소왈) : 황제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中書君(중서군) : “중서군이

老而禿(노이독) : 늙어서 머리가 벗겨지니

不任吾用(불임오용) : 나의 쓰임을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

吾嘗謂君中書(오상위군중서) : 나는 일찍이 군은 글쓰기에 합당하다 말했었는데,

君今不中書邪(군금불중서사) : 군은 이제는 글쓰기에 합당치 아니한가?” 하니

對曰(대왈) : 그가 대답하기를,

臣所謂盡心者(신소위진심자) : “저는 이른바 마음을 다한 사람입니다.”

因不復召(인불복소) : 그래서 다시는 불리워지지 않고

歸封邑(귀봉읍) : 봉읍으로 돌아가

終于管城(종우관성) : 관성에서 일생을 마쳤다.

其子孫甚多(기자손심다) : 그의 자손이 매우 많아져

散處中國夷狄(산처중국이적) : 중국과 오랑캐 땅에 흩어져 살게 되었는데,

皆冒管城(개모관성) : 모두 관성 사람이라 내세웠으나

惟居中山者(유거중산자) : 오직 중산에 사는 사람들 만이

能繼父祖業(능계부조업) : 조상들의 가업을 잘 계승하였다.

 

太史公曰(태사공왈) : 태사공이 말하기를,

毛氏有兩族(모씨유량족) : “모씨에는 두 족속이 있다.

其一姬姓(기일희성) : 그 중 하나는 희성인데

文王之子(문왕지자) : 문왕의 아들로서

封於毛(봉어모) : 모 땅에 봉해진 사람들로

所謂魯衛毛聃者也(소위노위모담자야) : 이른바 노나라와 위나라의 모담의 후손들이며,

戰國時(전국시) : 전국시대에는

有毛公毛遂(유모공모수) : 모공과 모수가 있었다.

獨中山之族(독중산지족) : 다만 중산에 사는 족속들은

不知其本所出(부지기본소출) : 그 근본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으되

子孫最爲蕃昌(자손최위번창) : 자손들이 가장 번창하여 있다.

春秋之成(춘추지성) : <춘추>를 이룸에 있어서

見絶於孔子(견절어공자) : 공자에 의하여 절필 당하기도 하였으나

而非其罪(이비기죄) : 그들의 죄는 아니었다.

及蒙將軍(급몽장군) : 몽념 장군이

拔中山之豪(발중산지호) : 중산의 빼어난 털을 뽑아

始皇封諸管城(시황봉제관성) : 진시황이 그들을 관성에 봉함으로써

世遂有名(세수유명) : 세상에는 마침내 그 이름이 알려졌으나,

而姬姓之毛無聞(이희성지모무문) : 도리어 희성의 모씨는 보기 힘들게 되었다.

穎始以俘見(영시이부견) : 모영은 처음에 포로로 잡히어 황제를 뵈었지만

卒見任使(졸견임사) : 마침내는 벼슬에 임용되어,

秦之滅諸侯(진지멸제후) : 진나라가 다른 제후들을 멸망시키는 데에

穎與有功(영여유공) : 모영도 공을 세웠다.

賞不酬勞(상부수노) : 그러나 그 공로에 대한 상은 주어지지 않고

以老見疏(이노견소) : 늙었다 하여 버림받았었으니,

秦眞少恩哉(진진소은재) : 진나라는 다만 적은 은총을 베푸는데 그쳤음을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