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전집 76

<司馬溫公勸學歌>사마온공권학가 - 사마광(司馬光)

사마온공권학가(司馬溫公勸學歌) 사마광(司馬光) [군실(君實)] 父主擇師하고 師主敎導하니 二者兼盡에 勉而學之는 子之責也라 아버지는 스승을 고르고 스승은 가르치니, 두 가지가 모두 극진함에 힘써 배우는 것은 자식의 책임이다. 養子不敎父之過 자식을 기르면서 가르치지 않음은 부모의 잘못이요 訓導不嚴師之惰 가르치고 이끌기를 엄하게 하지 않음은 스승의 게이름이라. 父敎師嚴兩無外 부모가 가르치고 스승이 엄하여 두 가지 모두 벗어남이 없는데 學問無成子之罪 학문이 이루어지지 않음은 자식의 허물이라오. 煖衣飽食居人倫 따뜻이 입고 배부르게 먹으며 인륜에 거하면서 視我笑談如土塊 내 웃고 말하는 것 보기를 한낱 흙덩이처럼 여기는구나. 攀高不及下品流 높이 오르고자 하나 미치지 못하여 하품으로 휩쓸리니 稍遇賢才無與對 조금만 뛰어난..

1-32 <자류마紫騮馬> 이백李白

1-32 紫騮馬 李白 紫騮行且嘶 雙翻碧玉蹄 자류마가 가면서 울부 짖으니 벽옥같은 두 발굽이 번쩍이네 臨流不肯渡 似惜錦障泥 물가에 가서도 건너려 하지 않으니 아마도 비단 안장을 아끼려는 듯 臨流不肯渡 似惜錦障泥 : 障泥는 馬韂也라 晉王濟乘馬할새 不肯渡水한대 曰馬必惜連乾錦障泥라하고 去之乃渡하다 杜預曰 濟有馬癖이라 障泥는 말안장이다. 진왕이 말을 탈적에 말이 물을 건너려 하지 않는데 말하기를 "말이 분명 連乾의 비단 안장을 아껴서일 것이다."라 하고 안장을 제거하고 물을 건넜다. 杜預가 말하기를 "제왕은 말을 좋아하는 벽이 있었다." 하였다. 白雪關山遠 黃雲海戍迷 흰 눈 덮힌 관산은 아득히 멀고 누런 구름 낀 바다 진영은 아득하네 揮鞭萬里去 安得念香閨 채찍 휘둘러 만리길을 가니 어찌 향기로운 규방 생각하리오...

1-31 <조왕역양불긍음주嘲王歷陽不肯飮酒> 이백李白

1-31 嘲王歷陽不肯飮酒 李白 술 마시기를 좋아하지 않는 왕역양을 놀리다. 地白風色寒 雪花大如手 땅은 희고 파람이 차니 눈꽃이 손바닥 만하네 笑殺陶淵明 不飮杯中酒 우스워 죽겠네. 도연명이 잔 속 술을 마시지 않음이여 浪撫一張琴 虛栽五株柳 부질없이 거문고나 어루만지고 헛되이 다섯 그루 버드나무 심어 놓았네 空負頭上巾 吾於爾何有 부질없이 머리에 두건이나 쓰고 있으니 내가 그대를 어찌하리오 吾於爾何有 : 太白이 謂旣不飮酒면 則虛負張琴五柳與葛巾耳라 태백이 "이미 술을 마시지 않으면 거문고와 다섯 그루 버드나무와 갈건을 헛되게 하는 것이다." 하였다. 笑殺 : 우스워 죽겠네 何有 : 何關之有

1-30 <희증정율양戲贈鄭溧陽> 이백李白

1-30 戲贈鄭溧陽 李白 凓陽은 金陵縣名이라 ○ 鄭姓爲凓陽令한대 太白이 高尙其志하여 自得酒中之趣하고 笑傲流俗하여 自以淵明比方也라 율양은 금릉의 현 이름이다. ○ 정성(鄭姓)이 율양현령(凓陽縣令)이 되자, 이태백(李太白)이 그 뜻을 고상하게 하여 스스로 술 속에서 취미를 얻고 유속(流俗)을 비웃고 하찮게 여겨 자신을 도연명(陶淵明)에 비교한 것이다. 陶令日日醉 不知五柳春 도령이 날마다 취하니 다섯 그루 버드나무에 봄 온지도 몰랐네 陶淵明爲彭澤令 도연명이 팽택령이 되었다. 陶潛門前種柳五株自號五柳先生 도잠이 문 앞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이라 칭하였다. 素琴本無絃 漉酒用葛巾 소금은 본래 현이 없고 술 거르는데 갈건을 썼다오 素琴本無絃 : 陶淵明이 蓄素琴一張하니 徽絃不具하고 每撫而和之曰 但得..

1-29 <송장사인지강동送張舍人之江東> 이백李白

1-29 送張舍人之江東 李白 -강동으로 가는 장사인을 전송하다 舍人은 官名이요 江東은 今建康太平寧國徽池等處라 사인은 관명이요 강동은 지금의 건강(建康)·태평(太平)·영국(寧國)·휘지(徽池) 등지이다. 張翰江東去 正値秋風時 장한이 강동으로 떠나가니 바로 가을바람이 불 때였다오 天淸一雁遠 海闊孤帆遲 맑은 하늘에 기러기 한 마리 멀리 날아가고 넓은 바다에 외로운 배 더디 가네 白日行欲暮 滄波杳難期 밝은 해는 장차 저무려 하고 푸른 물결은 아득하여 기약하기 어렵네 吳洲如見月 千里幸相思 오주에서 달 보게 되거든 천리 밖 내 생각해 주시오. 張翰 : 이백보다 400년 전 시대의 사람 一雁 = 孤帆 = 張翰 옛날에 '달을 보고 친구 생각을 한다'는 말이 있음.

1-27, 28 <대주억하감이수對酒憶賀監二首> 이백李白

1-27 對酒憶賀監二首 李白 술을 대하여 하감[하지장]을 생각하다(2수) 唐賀知章은 字季眞이니 開元中에 遷禮侍兼集賢大學士러니 天寶中에 乞爲道士하여 以宅爲千秋觀한대 與之居하니라 당(唐)나라 하지장(賀知章)은 자가 계진(季眞)이니 개원연간(開元年間)에 예부시랑 겸 집현태학사로 승진하였으며, 천보연간(天寶年間)에 도사(道士)가 되어 집을 천추관(千秋觀)으로 삼을 것을 청하자 그에게 주어 살게 하였다. 四明有狂客 風流賀季眞 사명산에 광객이 있으니 풍류객인 하계진이라 長安一相見 呼我謫仙人 장안에서 서로 한번 보고서 나를 귀향온 선인이라 하였네. 長安一相見 呼我謫仙人 : 知章이 在紫極宮하여 一見呼白爲謫仙하니 謫은 降也라 하지장이 자극궁에 있을 때에 한번 이백을 보고 적선이라 하였다. 적은 (인간 세상으로) 내려옴이..

1-26 <왕우군王右軍> 이백李白

1-26 王右軍 李白 右軍本淸眞 瀟洒在風塵 우군은 본래 청진한 사람이니 고결하게 풍진 세상에 있었네 山陰遇羽客 愛此好鵝賓 산음에서 도사를 만났으니 이 거위를 좋아하는 손님을 좋아하였네 掃素寫道經 筆精妙入神 흰 비단을 쓸어 도덕경을 베껴 쓰니 필법이 정하여 묘하게 신의 경지에 들었네 古以帛書故로 稱素하니 今用紙라도 亦通稱素라 옛날에 비단에 글을 썼기 때문에 素라 칭하였다. 지금은 종이를 쓰지만 또한 素라 칭하는 것과 통한다. 書罷籠鵝去 何曾別主人 글을 다 쓰자 대바구니에 거위 담아 돌아가니 어찌 일찍이 주인과 작별하리오. 山陰有道士하여 好養鵝러니 羲之往觀하고 求而市之한대 道士云 爲我寫道經하면 擧群相贈하리라 羲之寫畢에 籠鵝而歸하니라 산음에 도사가 있어서 거위 키우기를 좋아했는데 왕희지가 가서 보고 팔 것을 ..

1-25 <문래사問來使_심부름 온 자에게 묻다> 도연명陶淵明

1-25 問來使 陶淵明 使는 將命者니 此非淵明詩라 사(使)는 명령을 받드는 자이니, 이것은 도연명(陶淵明)의 시(詩)가 아니다. 爾從山中來 早晩發天目 그대는 산중에서 왔으니 근래에 천목산을 출발했으리라 我屋南山下 今生幾叢菊 남산 아래의 우리 집에는 지금 몇떨기 국화가 자랐는가 薔薇葉已抽 秋蘭氣當馥 장미 꽃잎은 이미 빼어나고 가을 난초가 향기로우리라 歸去來山中 山中酒應熟 산중으로 돌아가면 산중의 술이 응당 익었으리라. 陶淵明이 心在歸隱하여 因來使하여 而問南山之菊과 山中之酒라 도연명이 마음 속으로 돌아가 은둔하려는 뜻을 두어서 심부름 온 자에게 남산의 국화와 산중의 술을 물은 것이다.

1-24 <귀원전거歸園田居_전원으로 돌아와 살며> 도연명陶淵明

1-24 歸園田居 陶淵明 言小人多而君子少라 소인이 많고 군자가 적음을 말하였다. 種豆南山下 남산 아래에 콩을 심으니 草盛豆苗稀 풀만 무성하고 콩 싹은 드물구나 侵晨理荒穢 새벽이 오면 잡초 우거진 밭을 매고 帶月荷鋤歸 달빛 받으며 호미 메고 돌아오네 道狹草木長 길 좁은데 초목이 무성하니 夕露沾我衣 저녁 이슬이 내 옷을 적시네 衣沾不足惜 옷 젖는 것은 안타까울 것이 아니니 但使願無違 다만 원하는 농사나 잘 되었으면

1-23 <고시古詩> 無名氏(작자미상)

1-23 古詩 無名氏 以合歡被로 譬喩故人相與之情이 如以膠投漆之固하여 不能釋然也라 ○ 本十句니 一端綺下에 有相去萬餘里, 故人心尙爾二句라 합환피(合歡被)로 고인(故人)이 서로의 정(情)이 아교를 옻칠에 넣은 것처럼 견고하여 풀어질 수 없음을 비유한 것이다. ○ 본래 10구(句)이니 ‘일단기(一端綺)’ 아래에 “서로 만여 리나 떨어져 있으나 고인(故人)의 마음은 아직도 예전 그대로이네. 〔相去萬餘里 故人心尙爾〕”라는 두 구(句)가 있다. 客從遠方來 객이 먼 곳으로부터 와서 遺我一端綺 나에게 한단의 비단을 주었네 文綵雙鴛鴦 두마리 원앙새 무늬가 있는 것을 裁爲合歡被 재단하여 합환피를 만들었네 著以長相思 솜을 두어 길이 서로 생각하고 緣以結不解 선을 둘러 맺음이 풀리지 않기를 바라네 以膠投漆中아교를 옻칠 속에 넣..

1-22 <이별離別> 육구몽(노망)陸龜蒙(魯望)

1-22 離別 陸龜蒙 (魯望) 丈夫非無淚 不灑離別間 장부가 눈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별할 때 흘리진 않는다오 仗劍對樽酒 恥爲游子顔 검을 짚고 술잔을 대하니 떠나는 이의 안색 지음이 부끄럽네 蝮蛇一螫手 壯士疾解腕 독사가 손을 물면 장사는 빠르게 팔뚝을 잘라내는 법 人遇毒蛇之螫(석)에 能忍痛割去螫處면 則不害於身이라 ○剛毅決裂之性이 如毒蛇傷手하면 急須斷其手腕하니 恐毒入其身也라 사람이 독사에 물렸을 때 통증을 참고 물린 곳을 잘라내면 몸이 해롭게 되지는 않는다. ○ 굳세고 결단력 있는 성품이 독사에게 손을 물리면 급히 팔뚝을 잘라내는 것과 같으니 독이 몸에 퍼질까 두려운 것이다. 所思在功名 離別何足歎 생각이 공명에 있으니 이별을 어찌 한탄하겠는가 운목 : 翰 결과가 예견된다면 빠르게 손절할 것.

1-21<시흥時興> 양분楊賁

1-21 時興 楊賁 感時寄興하여 言貴顯之人이 昔日未貴顯之時라 시세(時勢)에 감동되어 흥을 붙여서 귀해진 사람들이 옛날 귀해지기 전의 일을 말한 것이다. 貴人昔未貴 咸願顧寒微 귀한 분들이 옛날 귀해지기 전에는 모두 한미한자들 돌보길 원했는데 及自登樞要 何曾問布衣 요직에 오른 뒤에는 언제 일찍이 포의들의 생활 물어보았는가 樞는 戶樞也니 開閉由戶라 故居當路者를 爲樞要之職이라 추(樞)는 문의 지도리이니 물을 여닫는 것이 지도리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요직에 있는 자를 추요직이라 한다. 身貴已登樞要之位하니 又豈復問布衣微賤之人이리오 此는 言知有己不知有人也라 몸이 귀해져 이미 추요직에 올랐으니 또 어찌 다시금 미천한 사람들에 대해 물어보겠는가. 이는 자기가 있음은 알고 남이 있음은 모름을 말한 것이다. 平明登紫閣 日晏..

1-20<상전가傷田家> 섭이중聶夷中

1-20 傷田家 聶夷中 孫光憲이 謂此詩有三百篇之旨라 손광헌이 이르기를 “이 시(詩)는 《시경(詩經)》 3백 편의 뜻이 있다.” 하였다. 二月賣新絲 五月糶新穀 2월에 새 고치실 팔고 5월엔 새 곡식을 판다오 二月借貸하여 以納官而約以絲還償之하니 是二月而已賣新絲矣라 五月借貸하여 以納官而約以穀還償之하니 是五月而已糶新穀矣라 2월에 돈을 빌려 관청에 바치고 생사로 갚을 것을 약속하니 이는 2월에 이미 새 고치실을 판 것이다. 5월에 돈을 빌려 관청에 바치고 새 곡식으로 갚을 것을 약속하니 이는 5월에 이미 새 곡식을 판 것이다. 醫得眼前瘡 剜却心頭肉 당장 눈앞의 상처는 치료했으나 심장의 살을 도려내는 듯 하구나 絲成穀熟之日에 賤價而倍還하여 皆爲他人所有하니 是剜却心頭肉矣라 고치실이 나고 곡식이 여무는 날에 헐값에 팔..

1-19 <운곡잡영雲谷雜詠> 주희朱熹

1-19 雲谷雜詠운곡잡영 朱熹주희 雲谷은 在考亭之西三十里하니 乃朱子讀書之處라 운곡은 고정(考亭)의 서쪽 30리 지점에 있으니, 바로 주자(朱子)가 독서하던 곳이다. 野人載酒來 農談日西夕 농부가 술을 싣고 와서 농사 이야기에 해가 기울어 저녁이 되었네 載酒來訪하니 農家에 日已向西라 술을 지고 찾아 오니 농가에 해가 이미 서쪽을 향해 진것이다. 此意良已勤 感歎情何極 이 뜻 참으로 각별하니 감탄하는 정이 어찌 다하리오 歸去莫頻來 林深山路黑 돌아가거든 자주는 오지 마시오 숲이 깊어 산길이 어두우니 山深하여 恐人相過하니 以此로 謝客하다 산이 깊어 상대방이 실수할까 두려워하니 이 때문에 객을 사양하였다. 운목 職 謝客 공부 해야하니 너무 자주 오지 마시오.

1-18<우인회숙友人會宿> 이백李白

1-18 友人會宿친구와 만나 하룻밤 묵다 李白 良朋邂逅하여 飮酒消愁하고 月下高談하여 不能寤寐라 좋은 벗과 우연히 만나서 술을 마시며 시름을 잊고 달 아래에서 고상한 담론을 하여 잠들지 못한 것이다. 滌蕩千古愁 留連百壺飮 천고의 시름을 깨끗이 씻어내고 연달아 백 병의 술을 마시네 良宵宜且談 皓月未能寢 좋은 밤이라 또한 담소하기 마땅하니 흰 달에 잠 못 이루네 醉來臥空山 天地卽衾枕 취해 빈산에 누우니 하늘과 땅이 곧 이불과 베개로구나 卽劉伶幕天席地之意니 非襟懷曠達者면 不能此也라 곧 劉伶의 ‘하늘을 천막 삼고 땅을 자리 삼는다.’는 뜻이니, 흉금의 회포가 광활하고 통달한 자가 아니면 이렇게 표현할 수 없다. 千古愁 : 천고의 오래된 근심 = 인간이 해결할 수 없는 숙명적 근심 空山 : 잡인이 없는 산 = 속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