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전집/12권 吟類 · 引類 · 曲類 9

12-10<烏棲曲> 李太白

¹⁰ 李太白 姑蘇臺上烏棲時 고소대 위 까마귀 깃들 때 吳王宮裡醉西施 오왕 부차는 궁에서 서시에게 취해있었네 吳歌楚舞歡未畢 오나라 노래와 초나라 춤의 즐거움이 끝나지 않았으나 靑山欲銜半邊日 청산은 반쪽의 해를 머금으려하네 銀箭金壺漏水多 은바늘 금항아리에 세는 물이 많아서 起看秋月墜江波 일어나 보니 가을 달이 강 물결에 비치고 있네 東方漸高奈樂何 동방의 해가 점점 떠오르는데도 서시에게서 나오는 즐거움을 어찌 하리오

12-9<塞上曲> 黃魯直

⁹ 黃魯直 十月北風燕草黃 시월이라 북풍이 불어 연나라 풀이 말라가고 燕人馬肥弓力强 연나라 사람과 말은 살찌고 활은 힘이 강하네 虎皮裁鞍鵰羽箭 호랑이가죽으로 재단해 만든 안장과 독수리 깃으로 장식한 화살로 射殺山陰雙白狼 산음의 한 쌍 흰 이리를 쏘아 죽였네 靑氈帳高雪不濕 푸른털로 된 장막은 높아서 눈에 젖지 않으니 擊鼓傳觴令行急 북치고 술잔 돌리며 주령을 급히 행했네 戎王半醉擁貂裘 오랑캐 왕이 반쯤 취하여 담비가죽옷 감싸 안고 昭君猶抱琵琶泣 소군은 오히려 비파 안고 울고 있네

12-8<明妃曲和王介甫> 歐陽永叔

⁸ 歐陽永叔 漢宮有佳人 한나라궁에 가인이 많으나 天子初未識 천자가 처음엔 알지 못 했네 一朝隨漢使 하루아침에 한나라 사신 따라 遠嫁單于國 멀리 선우국에 시집 갔네 絶色天下無 빼어난 얼굴색 천하에 없으나 一失難再得 한번 잃으면 다시 얻기 어렵네 雖能殺畵工 비록 화공을 죽였으나 於事竟何益 일에 마침내 무슨 도움이 있으리오 耳目所及尙如此 천자의 이목이 미치는 곳에서도 오히려 이와 같으니 萬里安能制夷狄 만리 먼 오랑캐를 어찌 제압할 수 있겠는가 漢計誠已拙 한나라의 계책이 진실로 이미 졸렬하였고 女色難自誇 여색은 스스로 자랑하기 어렵네 明妃去時淚 명비가 떠날 때 눈물을 洒向枝上花 가지 위의 꽃잎 향해 뿌렸네 狂風日暮起 사나운 바람이 해 저물 때 일어나니 飄泊落誰家 떠돌다가 누구 집에 떨어졌는가 紅顔勝人多薄命 아름..

12-7<明妃曲> 王介甫

⁷ 王介甫元帝後宮人旣多하여 不得常見이라 乃使畵工毛延壽로 圖其形하고 按圖召幸하니 宮人이 皆賂畵工하여 多者는 十萬金이요 少者도 不減五萬이라 王嬙은 字昭君이니 自恃其貌하고 獨不與하다 及匈奴入朝에 選宮人配之할새 昭君이 以圖當行이라 入辭에 光彩動人하여 竦動左右하니 天子重信外國하여 悔恨不及하다 窮究其事하여 毛延壽竟棄市하니라 〇 晉避司馬昭諱라 故改昭君爲明妃하니라원제는 후궁이 이미 많아서 항상 볼 수 없었는지라 이에 화공 모연수로 하여금 그 모습을 그리게 하고 그림을 보고 불러서 총애하니 후궁들이 모두 화공에게 뇌물을 주어서 많이 준 자는 10만금을 주고 적게 준 자도 5만금을 밑돌지 않았다. 왕장은 자가 소군이니 스스로 그 미모를 믿고 홀로 뇌물을 주지 않았다가 흉노가 조정에 들어와 후궁을 뽑아 배필 삼으려고 할 때..

12-6<韋諷錄事宅觀曹將軍畵馬圖引 錄事인 韋諷의 집에서 曹將軍이 그린 말 그림을 구경하다> 杜子美

⁶杜子美 國初已來畵鞍馬 나라 초기로부터 안장 얹은 말 그린 것은 神妙獨數江都王 솜씨의 신묘함은 유독 강도왕을 처주네名畵記에 江都王緖는 霍王元軌之子라명화기에 “강도왕 서는 곽왕 원궤의 아들이다.” 將軍得名三十載 장군이 명성을 얻은지 30년에 人間又見眞乘黃 인간세상에서 또 진짜 승황마를 보았네 曾貌先帝照夜白 일찍이 선제의 조야백을 그리니 龍池十日飛霹靂 용지에서 십일동안 벽력이 날았네 內府殷紅馬腦盤 내부에서 검붉은 마노반을 婕妤傳詔才人索 첩여가 조명을 전하고 재인이 찾아왔네 盤賜將軍拜舞歸 쟁반을 장군에게 하사하고 춤추듯 절하고 돌아가니 輕紈細綺相追飛 가벼운 비단과 고운 비단이 서로 쫓아 날리네 貴戚權門得筆跡 귀척 권문세가도 필적을 얻고 始覺屛障生光輝 비로소 병풍에 빛이 생겨남을 깨달았네 昔日太宗拳毛騧 지난날 ..

12-5<桃竹杖引> 杜子美

⁵ 杜子美 江心蟠石生桃竹 강 가운데 돌에 서려서 도죽이 자라나니 蒼波噴浸尺度足 푸른 물결이 뿜어주고 적셔주어 치수가 적당하네 斬根削皮如紫玉 뿌리 자르고 껍질을 벗김에 붉은 옥과 같으니 江妃水仙惜不得 강비와 강의 신선이 애석해 마지않네 梓潼使君開一束 재동군수가 한묶음을 열어 펼치니 滿堂賓客皆歎息 당에 가득한 빈객들이 모두 탄식하네 憐我老病贈兩莖 내가 늙고 병듦을 가련히 여겨 지팡이 두 개를 주니 出入爪甲鏗有聲 출입함에 손톱에 닿아서 쟁쟁 소리가 나네 老夫復欲東南征 늙은 내가 다시 동남쪽으로 가려고하니 乘濤鼓枻白帝城 파도 타고 노 저어서 백제성으로 갈 것이네 路幽必爲鬼神奪 길이 으슥해서 반드시 귀신이 빼앗아 갈 것이고 杖劍或與蛟龍爭 칼처럼 짚어서 간혹 교룡과 싸워야 할 것이네 重爲告曰杖兮杖兮 거듭 고하여 말..

12-3<梁甫吟> 諸葛孔明

³ 諸葛孔明齊景公有勇士하니 陳開彊, 顧冶子, 公孫捷三人이라 晏嬰曰 大王은 摘三桃하여 自食其一하고 各令說功하여 高者賜一顆하소서 陳顧二人이 食之어늘 公孫自刎한대 而陳顧懷慙하여 亦從而刎焉하니라 諸葛孔明이 步齊城而見三墳하고 作是吟以嘆之하니라제경공에게 용사가 있었으니 진개강, 고야자, 공손첩 세 사람이다. 안영이 말하기를 “대왕은 복숭아 세 개를 따서 하나는 스스로 드시고 각기 공을 말하게 하여 높은자에게 하나씩 내려주소서.”하였다. 진개강과 고야자 두 사람이 먹어서 공손첩이 목 찔러 죽었는데 진개강과 고야자도 부끄러워하여 또한 따라서 목 찔러죽었다. 제갈공명이 제성을 거닐다가 세 개의 무덤을 보고 이 양보음을 지어서 탄식하였다. 步出齊城門 제성문을 걸어 나와서 遙望蕩陰里 멀리 탕음리를 보니 里中有三墳 마을 안의..

12-2<百舌吟 백설조(직박이)를 읊다> 劉禹錫

² 劉禹錫 曉星寥落春雲低 새벽별은 드문드문하고 봄 구름은 나직하니 初聞百舌間關啼 처음으로 백설조가 재잘재잘 우는 것을 들었네 花枝滿空迷處所 꽃가지가 허공에 가득해서 (백설조가) 자기 있을 자리를 헷갈려하니 搖動繁英墜紅雨 화사한 꽃들을 요동시켜 붉은 비같은 꽃이 떨어지네 笙簧百囀音韻多 생황처럼 온갖 소리로 지저귀어서 음운(가락)이 많으니 黃鸝呑聲燕無語 꾀꼬리가 소리를 삼키고 제비가 말이 없네 東方朝日遲遲升 동쪽에서 아침 해가 천천히 떠오르니 迎風弄景如自矜 봄바람 맞이하고 경치를 희롱함이 스스로 뽐내는듯하네 數聲不盡又飛去 몇 소리 다하지 않고 또 날아가니 何許相逢綠楊路 어디쯤에서 다시 만날까. 푸른 버드나무 늘어지 길가이네 綿蠻宛轉似娛人 꾀꼴꾀꼴 우는 아름다운 소리가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 같으니 一心百舌..

12-1<古長城吟 옛 장성을 읊다> 王翰

¹ 王翰 長安少年無遠圖 장안의 소년들 원대한 계획 없으니 一生惟羨執金吾 일생 오직 집금오를 부러워하네金吾는 漢官名이라 吾는 杖也니 以金飾其末이라집금오는 한나라 관명이다. 오는 지팡이(지휘봉)니 금으로 그 끝을 장식했다. 麒麟殿前拜天子 기린전 앞에서 천자께 절하고 走馬爲君西擊胡 천자를 위하여 말 타고 서쪽 오랑캐를 치러 가네 胡沙獵獵吹人面 오랑캐 땅의 모래가 쉭쉭 사람의 얼굴에 불어오니 漢虜相逢不相見 한나라사람과 오랑캐가 서로 만나도 알아보지를 못 하네 遙聞鍾鼓動地來 멀리서 종소리와 북소리가 땅을 울리며 오는 것을 들으니 傳道單于夜猶戰 전하기를 선우는 밤에도 오히려 싸우려한다네 此時顧恩寧顧身 이 때에 임금의 은혜를 생각하지 어찌 내 몸을 생각하랴 爲君一行摧萬人 군을 위해 한번 가서 만인을 꺾었네 壯士揮戈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