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전집/9권 歌類 9

권9-2 <題李尊師松樹障子歌 이존사가 소나무 그린 병풍을 두고 지어 노래하다> 杜子美

² 杜子美 老夫淸晨梳白頭 내가 맑은 새벽에 흰 머리 빗고 있는데 玄都道士來相訪 현도관의 도사가 나를 찾아왔네 握髮呼兒延入戶 머리카락 움켜쥐고 아이를 불러 맞이해 방에 들게 하니 手提新畵靑松障 손에는 새로 그린 청송 병풍 그림을 쥐고있네 障子松林靜杳冥 병풍의 솔숲이 고요하면서도 그윽하니 憑軒忽若無丹靑 기대어 놓고 보니 홀연 그림이 아닌 듯 하네 陰崖却承霜雪幹 그늘진 벼랑이 도리어 눈서리 맞은 소나무줄기 받들고 있고 偃盖反走虬龍形 솔가지의 되달린 모습이 규룡의 형상이네 老夫平生好奇古 내가 평소에 기이하고 오래된 것을 좋아하니 對此興與精靈聚 이것과 대하니 감흥이 정령과 만나게 되었네 已知仙客意相親 선객이 마음으로 서로 가까이함을 이미 알겠고 更覺良工心獨苦 훌륭한 화공이 마음으로 홀로 애썼음을 이미 깨달았네 松..

9-9<六歌 여섯개의 노래> 文天祥

文天祥宋德祐丙子正月에 元伯顔이 領軍至臨安한대 宋丞相文天祥이 使軍하여 前與伯顔抗辭爭辯하여 不屈被拘하고 北行至鎭江하여 以計脫歸하다 時에 三宮이 已北遷矣라 景炎帝卽位福州하고 召拜右相하다 傳以樞密로 出督하여 志圖匡復이러니 至空坑敗績하여 夫人歐陽氏와 男佛生, 還生과 女柳娘, 環娘과 妾黃氏, 顔氏俱被執하고 妹女孫栗, 彭辰이 皆遇害라 公獨與長子道生으로 以數騎免하여 收散卒하여 居厓山이러니 戊寅十月에 引兵至潮州라가 遇元兵被執하여 北行至燕臺하여 作此六歌하니라宋나라 덕우 연간 병자년(1276) 정월에 元나라 백안이 군대를 거느리고 임안에 이르니, 宋나라 승상 문천상이 군에 사자로 가서 앞으로 나서서 백안과 언성을 높이며 논쟁하고 굽히지 않다가 구류당하여 북쪽으로 끌려가 진강에 이르렀는데, 계책을 내어 탈출하여 돌아왔다. 이..

9-8<長恨歌 장한가> 白居易

白居易 漢皇重色思傾國 한황제가 여색을 중히 여겨 경국지색을 생각했는데漢李延年歌曰 北方有佳人하니 天子初未識이라 一笑傾人城이요 再笑傾人國이라 豈不知傾城傾國이리오마는 佳人難再得이라하니라한나라 이연년이 노래하여 말하기를 “북방에 아름다운여인이 있으니 천자가 처음엔 알지 못하였다. 한번 웃으면 성을 기울게하고 또 웃으면 나라를 기울게 하였다. 어찌 성이 기울고 나라가 기움을 알지 못하겠는가마는 아름다운여인은 다시 얻기 어렵다.” 하였다. 御宇多年求不得 천하를 다스린지 여러해 되도록 찾아 얻지 못 하였네 楊家有女初長成 양씨집안의 딸이 막 장성 하였는데 養在深閨人未識 깊은 규방에서 자랐는지라 사람들이 알지 못하였네 天生麗質難自棄 아름다운 자질 하늘이 내려주어 스스로 버리기 어려우니 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에 뽑혀 왕의..

9-7<江南遇天寶樂叟歌 강남에서 천보연간의 악공노인을 만나 노래하다> 白居易

白居易 白頭病叟泣且言 흰머리의 병든 늙은이가 울며 말하되 祿山未亂入梨園 “안록산이 난을 일으키기 전에 이미 이원에 들어갔었네 能彈琵琶和法曲 비파를 잘 타서 법곡에 반주를 잘 맞추니 多在華淸隨至尊 자주 화청궁에서 지존을 수행하였네 是時天下太平久 이때에 천하가 태평한지가 오래 되었으니 年年十月坐朝元 매년 시월이면 조원각에 앉아 지냈네楊妃外傳에 玄宗이 每年十月에 駕幸華淸宮宴할새 坐朝元閣이라하니라양비외전에 “현종이 매년 시월에 어가 타고 화청궁에 가서 쉬어서 조원각에 앉았다.” 하였다. 千官起居環佩合 수많은 관리들이 생활하니 이런저런 패옥들이 어우러지고 萬國會同車馬奔 만국이 회동하니 거마가 치달리네 金鈿照耀石甕寺 황금머리핀은 여산 석옹사에서 번쩍거리고 蘭麝薰煮溫湯源 난초와 사향이 온천물에 달여져 향기롭네 貴妃宛..

9-6<天育驃騎歌 천육의 표기마를 노래하다> 杜子美

杜子美天育은 廏名이라천육은 마굿간의 이름이다. 吾聞天子之馬走千里 내 들으니 천자의 말은 천리를 달린다하니 今之畵圖無乃是 지금 이 그림이 아마 이것이 아니겠는가 是何意態雄且傑 이 얼마나 의기와 자태가 웅장하고도 걸출한가 駿尾蕭梢朔風起 준마의 꼬리는 잎 떨어진 나뭇가지 끝에 북풍이 불어 살랑거리는 듯하네 毛爲綠縹兩耳黃 털은 청백색이고 양귀는 황색이고 眼有紫焰雙瞳方 눈에는 타는듯한 자주빛이 있고 양눈동자는 각졌네 矯矯龍性合變化 굳센 용마의 성질은 조화를 부리기에 합당하니 卓立天骨森開張 우뚝 선 하늘이 내린 골격은 떡 벌어져 삼엄하네 伊昔太僕張景順 저 옛날 태복인 장경순이 監牧攻駒閱淸峻 감목관으로서 망아지를 길들이고 살펴서 맑고 준걸스런 말을 찾았네 遂令太奴守天育 마침내 태노에게 천육에서 지켜 기르게 하여太奴는..

9-5<李潮八分小篆歌 이조의 팔분소전체를 노래하다> 杜子美

杜子美 蒼頡鳥跡旣茫昧 창힐이 조적을 보고 만든 글자는 이미 까마득하니 蒼頡이 觀鳥跡而制字하니라창힐이 새발자국을 보고 글자를 만들었다. 字體變化如浮雲 글자체의 변화는 뜬구름같아 알 수가 없네 陳倉石鼓又已訛 진창의 석고도 이미 와전 되었으니 大小二篆生八分 대전, 소전체에서 팔분체가 생겨났네周太史籒 始制大篆하고 秦丞相李斯 爲小篆하고 王次仲이 減隸書爲八分書하니라 蔡邕曰 臣父嘗言 八分書는 割程邈隸字法하여 去八하고 法李斯小篆하여 去二分하여 取八分이라 故曰八分書라하니라주나라 태사 주가 처음 대전체를 만들었고 진나라 승상 이사가 소전체를 만들었고 왕차중이 예서를 줄여서 팔분체를 만들었다. 채옹이 말하기를 “저의 아버지가 일찍이 말하기를 ‘팔분체는 정막의 예서법을 줄여서 팔분을 제거하고 이사의 소전체를 본받아 이분을 제..

9-4<(封先)劉少府畵山水障歌 (봉선의) 유소부가 그린 산수병풍을 노래하다> 杜子美

堂上不合生楓樹 마루 위는 응당 단풍나무가 자라지 않을텐데 怪底江山起煙霧 괴상하게도 강산에나 이는 연무가 피어오르네 聞君掃却赤縣圖 듣자하니 그대가 적현의 그림을 그려내고는 乘興遣畵滄洲趣 흥을 타고 창주의 정취를 그려냈다고 하네 畵師亦無數 화공이 또한 무수히 많으나好手不可遇 좋은 솜씨 만날 수 없네 對此融心神 이 그림 대함에 마음과 정신이 녹아내리니 知君重毫素 그대가 그림을 소중히 여기고 잘 그리는 줄을 알겠네 豈但祁岳與鄭虔 어찌 다만 기악과 정건 정도일 뿐이겠는가 筆跡遠過楊契丹 그림 솜씨가 앞 시대의 양거란보다 훨씬 뛰어나네 得非玄圃裂 현포 한줄기를 잘라낸 것이 아니겠으며 無乃瀟湘飜 소수와 상수가 출렁이는 모습이 아니겠는가二水名이니 在湖南이라두 강의 이름이니 호남에 있다. 悄然坐我天姥下 조용하게 나를 천모..

권9-3 <戱韋偃爲雙松圖歌 장난삼아 위언이 그린 쌍송도를 노래하다> 杜子美

³ 杜子美 天下幾人畵古松 천하의 몇 사람이나 노송을 그렸는가 畢宏已老韋偃少 필굉은 이미 늙었고 위언은 젊다네唐大曆中에 爲給事中이라당나라 대력연간에 급사중이 되었다. 絶筆長風起纖末 빼어난 필치에 긴 바람이 붓 끝에서 일어나니 滿堂動色嗟神妙 집안 가득 놀라운 기색으로 신묘함을 탄식하네 兩株慘裂苔蘚皮 소나무 두 그루가 참담이 찢어져 껍질에 이끼가 끼어있고 屈鐵交錯廻高枝 굽은 쇠가 엇갈린 듯 높은 가지가 감돌아 올라가네 白催朽骨龍虎死 허옇게 꺾여서 썩은 것은 용호가 죽어 뼈가 남은 모습이고(가지의 모습) 黑入太陰雷雨垂 검게 태음에 들어서 우레가 드리운듯하네 (이파리의 모습) 松根胡僧憇寂寞 소나무 뿌리에 외국에서 온 스님이 조용히 쉬고 있는데 厖眉皓首無住著 두터운 눈썹과 흰머리에 아무런 집착이 없네 偏袒右肩露雙脚..

권9-1<戱作花卿歌 장난삼아 지어 화경을 노래하다> 杜子美

¹ 杜子美花卿은 西川牙將花慶定也라화경은 서천의 부장 화경정이다 城都猛將有花卿 성도의 맹장 화경이 있으니 學語小兒知姓名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도 성명을 알고있네 勇如快鶻風火生 용맹하기가 날랜 송골매 같아서 바람과 불을 일으키니南史에 曺景完이 謂所親曰 我昔在鄕里에 騎快馬如龍하야 覺耳後生風하고 鼻尖出火하니 此樂이 使人忘死라하니라에 조경완이 친한 사람에게 말하기를 “내가 옛날 향리에 있을 때 용같이 빠른 말을 타고 가서 귀 뒤에서 바람이 생기고 코끝에서 불이 나오는 것을 느끼니 이 즐거움이 사람으로 하여금 죽음을 잊게 한다.” 하였다. 見賊唯多身始輕 보이는 적이 많아야 비로소 몸이 가벼워지네 綿州副使著柘黃 면주부사 단자장이 자황 염색한 옷을 입으니謂段子璋反이라단자장의 반란을 말한다. 我卿掃除卽日平 우리 화경이 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