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전집/9권 歌類

9-9<六歌 여섯개의 노래> 文天祥

잉여인생 공부라도 하라지? 2017. 8. 9. 15:38

<六歌 여섯개의 노래> 文天祥

宋德祐丙子正月元伯顔領軍至臨安한대 宋丞相文天祥使軍하여 前與伯顔抗辭爭辯하여 不屈被拘하고 北行至鎭江하여 以計脫歸하다 三宮已北遷矣景炎帝卽位福州하고 召拜右相하다 傳以樞密出督하여 志圖匡復이러니 至空坑敗績하여 夫人歐陽氏男佛生, 還生女柳娘, 環娘妾黃氏, 顔氏俱被執하고 妹女孫栗, 彭辰皆遇害公獨與長子道生으로 以數騎免하여 收散卒하여 居厓山이러니 戊寅十月引兵至潮州라가 遇元兵被執하여 北行至燕臺하여 作此六歌하니라

나라 덕우 연간 병자년(1276) 정월에 나라 백안이 군대를 거느리고 임안에 이르니, 나라 승상 문천상이 군에 사자로 가서 앞으로 나서서 백안과 언성을 높이며 논쟁하고 굽히지 않다가 구류당하여 북쪽으로 끌려가 진강에 이르렀는데, 계책을 내어 탈출하여 돌아왔다. 이때 三宮이 이미 북쪽으로 잡혀갔다. 경염제(단종)가 복주에서 즉위하고는 문천상을 불러 우상에 임명하였다. 추밀로 나가 군대를 감독하여 광복할 것을 도모하였는데, 공갱에 이르러 연속으로 패하여 부인인 구양씨와 아들인 불생환생과 딸인 유낭환낭과 첩인 황씨안씨가 모두 붙잡히고 누이의 딸인 손율과 팽진이 모두 살해되었다. 공은 홀로 장자인 도생과 함께 몇 기의 기병으로 죽음을 면하고는 흩어진 군사들을 수습하여 애산에 머물러 있었는데, 무인년(1278) 10월 군대를 이끌고 조주에 갔다가 원나라 군대를 만나 사로잡혀 북쪽으로 끌려가 연대에 이르러서 이六歌를 지었다.

 

(1.아내)

有妻有妻出糟糠 아내여 아내여 조강지처니

 

自少結髮不下堂 젊어서 혼인하고 당 아래로 내려온적이 없네

 

亂離中道逢虎狼 난리 도중에 호랑이와 이리를 만나서

 

飛翩翩失其凰 봉이 훨훨 날다가 황을 잃었으니

 

將雛一二去何方 자식 한둘을 거느리고 어디로 갔는고

 

豈料國破家亦亡 어지 나라가 깨지고 집안 또한 망할 것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不忍舍君羅襦裳 그대의 비단 저고리와 치마를 차마 놓지 못하겠네

 

天長地久終茫茫 영원히 끝내 아득해졌으니

 

牛女夜夜遙相望 견우 직녀가 밤마다 서로 바라보기만 하네

 

嗚呼一歌兮歌正長 ! 첫 번째 노래여. 노래가 참으로 여운이 길게 이어지니

 

悲風北來起彷徨 서글픈 바람이 북쪽에서 불어오니 일어나 방황하네

 

(2.누이동생)

有妹有妹家流離 누이동생이여 누이동생이여 집 떠나 떠도니

 

良人去後携諸兒 남편이 떠난 뒤에 여러아이 거느렸네

 

北風吹沙塞草萋 북풍이 사막에 불고 변방의 풀들이 처량한데

 

窮猿慘淡將安歸 곤궁한 원숭이같이 참담하여 장차 어디로 가겠는가

 

去年哭母南海湄 지난해에 남해 바닷가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을때에

 

三男一女同歔欷 31녀가 함께 흐느껴 울었는데

 

惟汝不在割我肌 오직 너만이 있지 않아 내 살이 떨어져 나가는 듯 하였네

 

汝家零落母不知 너의 집안이 영락한 것은 어머니가 알지 못하셨으니

 

母知豈有瞑目時 어머니가 아셨다면 어찌 눈감을 때가 있을 수 있었겠는가

 

嗚呼再歌兮歌孔悲 ! 두 번째 노래여. 노래가 매우 슬프니

 

鶺鴒在原我何爲 척령이 언덕에 있으니 내 어찌하리오

 

(3.)

有女有女婉淸揚 딸이여 딸이여 맑은 눈과 훤한 이마가 아름다웠으니

 

大者學帖臨鍾王 큰 아이는 서첩을 배워서 종요와 왕희지를 임서하였고

 

小者讀字聲琅琅 작은 아이는 글 읽음에 목소리가 낭랑하였네

 

朔風吹衣白日黃 삭풍이 옷에 불어와 밝은 해는 흐려지니

 

一雙白璧委道傍 한쌍의 백옥이 길가에 버려졌네

 

鴈兒啄啄秋無粱 기러기 새끼가 쪼고 쪼아도 가을에 먹이 없으니

 

隨母北首誰人將 어미따라 북쪽을 향해 갔는데 누가 길러 주겠는가

 

嗚呼三歌兮歌愈傷 ! 세 번째 노래여. 노래가 더욱 마음 아프니

 

非爲兒女淚淋浪 아녀자가 된것도 아닌데 눈물이 줄줄 흐르네

 

(4.아들)

有子有子風骨殊 아들이여 아들이여 풍채와 기골이 빼어나서

 

釋氏抱送徐卿雛 부처가 안아 보내준 서경의 자식과 같으니

 

四月八日摩尼珠 사월 팔일에 태어난 마니주같은 보배로운 아이네

 

榴花犀錢絡繡襦 석류꽃과 무소뿔로 만든 돈을 수놓은 저고리에 묶어주고

 

蘭湯百沸香似酥 난향 나는 더운물에 여러차례 씻어서 향이 우유같았네

 

欻隨飛電飄泥途 갑자기 나는 번개를 따라 진흙길에 버려졌네

 

汝兄十三騎鯨魚 너의 형은 13살에 고래를 탔고

 

汝今三歲知在無 너는 지금 3살에 살아있는지 알 수가 없네

 

嗚呼四歌兮歌以吁 ! 네 번째 노래여. 노래하고 한숨쉬니

 

燈前老我明月孤 등불 앞에서 늙어가는 나를 밝은달이 외롭게 비추네

 

(5. )

有妾有妾今何如 첩이여 첩이여 지금은 어떠 하신가

 

大者手將小蟾蜍 큰 첩은 작은 두꺼비같은 아이의 손을 잡고

次者親抱汗血駒 다음 첩은 한혈마의 망아지같은 아이를 친히 안고있네

 

晨粧靚服臨西湖 새벽에 화장하고 예쁜옷 입고 서호에 다다르니

 

英英鴈落飄瓊琚 아름답게 기러기가 물가에 내려 앉듯이 패옥이 흩날리네

 

風花飛墜鳥鳴呼 바람에 꽃이 날아 떨어지고 새는 울부짖고

 

金莖沆瀣浮汙渠 금경화가 밤이슬 맞으며 더러운 도랑에 떠 있네

 

天摧地裂龍鳳殂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고 용과 봉황이 죽으니

 

美人塵土何代無 미인이 진토됨이 어느 시대고 없겠는가

 

嗚呼五歌兮歌鬱紆 ! 다섯 번째 노래여. 노래가 울적하니

 

爲爾遡風立斯須 그대를 위하여 바람 맞으며 한참 생각에 잠겨 서있네

 

(6. 자신)

我生我生何不辰 나의 삶이여 나의 삶이여 어찌 좋은시절 못 만났는고

 

孤根不識桃李春 외로운 내 삶의 뿌리는 도리의 봄을 알지 못하네

 

天寒日短重愁人 날 춥고 해가 짧아 거듭 나를 서글프게 하니

 

北風隨我鐵馬塵 북풍이 나를 따라오니 철마에 먼지 일어나네

 

初憐骨肉鍾奇禍 처음에는 골육에게 이상한 재앙이 몰려옴을 가엾게 여겼는데

 

而今骨肉重憐我 지금은 골육들이 다시 나를 가엾게 여기네

 

汝在空令嬰我懷 그대들이 있어서 공연히 내 마음에 걸리게 하니

 

我死誰當收我骸 내가 죽으면 누가 마땅히 나의 해골을 수습하겠는가

 

人生百年何醜好 인생 백년에 무엇이 나쁘고 무엇이 좋겠는가

 

黃粱得喪俱草草 누런 기장밥 짓는 동안에 득실이 모두 잠깐이다

 

嗚呼六歌兮勿復道 ! 여섯 번째 노래여. 다시 더 말하지 말라

 

出門一笑天地老 문을 나서 무궁한 천지 사이에서 한번 웃는다.